'가슴확대' 인기 보형물(코히시브 젤)작년 1만4000명분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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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ngneung 작성일09-10-27 11:45 조회1,4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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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자녀엔 '쌍수(쌍꺼풀 수술)' 선물…
엄마는 보톡스에 얼굴 리프팅(피부를 팽팽하게 당기는 수술)
"연예인들도 다 하는데…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
"성형 안하면 뒤처질라" 수술 안한 사람들도 동요

작년 한 해 해외에서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생산된 '보톡스' 원액은 최소 12만병으로 추산된다. 40만~50만명이 동시에 얼굴 한 부위를 팽팽하게 펼 수 있는 양이다. 가슴확대수술 보형물로 인기 높은 '코히시브 젤(cohesive gel)'은 지난해 2만8341개가 수입됐다. 1만4000여명이 수술받을 수 있는 양이다. 이 밖에도 수백 여종의 성형 재료가 수입·생산·소비되고 있다. 이 많은 성형 재료가 누구의 몸속에, 어떤 이유로 들어가 있는 걸까?

대학원생 최모(24)씨는 2007년 사각턱을 교정하려고 200만원을 내고 근육을 줄이는 보톡스 주사와 뺨이 탱탱해지는 지방 주사를 함께 맞았다. 이후 6~8개월에 한번씩 40만원짜리 보톡스 주사를 맞으려고 쭉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가끔 '성형 중독이 되는 것 아닐까' 싶지만 칼 대는 건 아니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최근에는 최씨처럼 결혼을 앞둔 20대뿐 아니라 아래로는 10대, 위로는 60대까지 성형을 하는 연령대가 빠른 속도로 두터워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A고등학교 2학년 최모(17)양은 고1 여름방학 때 쌍꺼풀 수술을 하고 코를 세웠다. 최양은 "같은 반 33명 중 3명이 나처럼 크고 작은 성형을 했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송모(68)씨는 3년 전 처진 눈꺼풀을 잘라냈다. 올 3월엔 턱밑 지방을 뺐다. "처음엔 남편이 '다 늙어서 왜 얼굴에 칼을 대냐'고 질색했는데 요즘은 '예뻐졌다'며 코 수술도 하래요. 성형하려고 계(契)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성형 붐의 주요 동력(動力)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의료시장의 지각변동을 꼽았다. 2000년대 들어 의사들이 성형외과에 몰리면서 경쟁적으로 새로운 수술법이 개발됐다. 연예인을 동원한 홍보전이 치열해졌다. 사회도 변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최샛별 교수는 "외모도 능력이라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못생긴 사람이 성형 안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13일 오후 인천 B 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교실. 쉬는 시간이 되자 학생 5~6명이 우르르 교실 뒤쪽 거울 앞에 모여 아이라인을 가다듬고 화장을 고쳤다.

"이 반에서 몇명이나 쌍꺼풀 수술을 했느냐"고 묻자 모두들 "7명요!" 하고 외쳤다. 장모(17)양은 "중3 겨울방학 때 친구랑 같이 95만원에 싸게 했다"며 "어차피 수술하면 티가 나는데, 하면 했다고 하지 거짓말은 안 한다"고 했다.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우상으로 삼는 연예인들이 TV에 나와서 당당하게 성형했다고 얘기하니까 아이들도 '예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반도 학급당 6~7명씩 성형수술을 했다고 손을 들었다.

이 학교 1학년 최모(16)양은 온종일 눈에 쌍꺼풀 테이프를 붙인 채 수업을 들었다. 최양은 주6일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고깃집에서 시급 4000원을 받고 음식을 나른다. 겨울방학에 쌍꺼풀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안 해도 예쁘다"고 하자 최양은 고개를 저었다. "어휴, 테이프 떼면 최악이에요. 너무너무 '쌍수'(쌍꺼풀 수술)하고 싶어요."

인문계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성형에 대한 욕망은 비슷하다. "당장 입시가 급하니까 수능 끝날 때까지 미루겠다"는 것뿐이다.

서울 노원구 C고등학교 2학년 양모(17)양은 올초부터 "코 수술 해달라"고 부모를 졸랐다. 처음에는 "너무 어린 나이에 성형을 하면 안좋다"고 말리던 부모도 딸이 반년 넘게 조르자 항복했다. 양양은 지난 8월 강남구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250만원을 내고 뭉툭한 코 끝을 날렵하게 다듬었다. 양양은 "한가인 코처럼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버선코처럼 과하게 하는 건 안된다'고 하고 병원에서도 '그 정도는 어렵다'고 해서 조금만 높였다"고 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곤 생각 안해요. 연예인들도 다 하는데…. 학교에서 '쟤 코 했다'고 수군거리지만, 대놓고 욕하진 않아요. 친한 애들은 '좋겠다'고 부러워해요. 요즘 미니홈피에 '셀카'를 자주 올려요. 거울 볼 때마다 정말 기분 좋아요."

10대 성형의 배후에는 부모 세대의 인식 변화가 있다. "절대로 안 된다"고 호통치는 대신 "대학 붙으면 해주겠다"고 타협하거나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성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부모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주부 한모(42)씨는 지난 7월 고1 딸(15)에게 쌍꺼풀과 코 수술을 해줬다. 한씨는 "딸이 '눈이 사납게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콧대가 낮다고 스트레스를 받기에 고민 끝에 성형을 시켜줬다"며 "내 주변 친구들 중 고1~2 딸에게 성형을 해준 사람이 5명은 넘는 것 같다"고 했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김현미(46) 교수는 "10대들도 우리 사회에서 성형이 갖는 파워를 잘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부모들도 '공부 열심히 하면 ○○을 해주겠다'고 아이들과 협상할 때 성형을 '옵션'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10대 소녀들이 성형을 통해 빨리 '섹시한 여성'이 되려고 안달한다면, 중년 주부들은 성형의 힘으로 동안(童顔)을 되찾으려 한다. 부산에 사는 주부 김모(55)씨는 "남편과 팔짱을 끼고 걷다 여러 번 주위의 눈총을 받았다"고 했다. 원래 나이로 보이는 남편(62·중소기업체 운영)과 달리 자신은 누가 봐도 40대 초반 얼굴이라 부적절한 관계로 보이기 쉽다는 것이다. 김씨는 1998년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수술을 받아 왔다. 처음엔 눈과 코를 고쳤다. 2000년부터 주기적으로 보톡스 주사를 맞고 있다. 모공을 줄이고 피부 탄력을 회복시켜 준다는 레이저 시술도 받았다. 최근에는 동안으로 보이려고 양뺨에 지방주사를 맞았다. 김씨는 지금까지 1500만원 이상을 성형에 썼다.

"남편이 처음엔 싫어했는데 요즘은 젊어보인다고 좋아해요. 우리 나이쯤 되면 동안이 경쟁력이에요. 옷, 핸드백과 함께 좋은 피부가 '나 이 정도 산다'는 걸 말해주거든요. 더 나이 들면 목주름 제거 수술도 할 거예요."

성형이 확산되면 성형하지 않는 사람들도 동요한다. '젊고 예쁜 것도 경쟁력', '못생기면 뒤처진다'는 생각이 모두의 의식 속에 스멀대는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 박모(31)씨는 "이 바닥에서는 일단 예뻐야 취직도 되고 일도 잘 풀린다는 게 정설처럼 굳어져서 어쩔 수 없이 눈과 코를 고쳤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모(72)씨는 막내딸(37)에게 적극적으로 성형을 권했다. 이씨는 "성격도 좋고 직장도 번듯한데 시집을 못 가니까 아무래도 외모 탓이 아닌가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인 내가 우겨서 '안 하겠다'는 딸에게 윤곽수술을 받게 했어요. 막상 얼굴이 갸름해지니까 본인도 만족합디다. 내가 보기에도 낫고요."

여대생 김모(23)씨는 위턱과 아래턱을 조금씩 잘라내는 양악(兩顎) 수술을 받으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 그는 "수술 후유증 걱정보다는 2000만원이나 되는 수술비 때문에 아직 못하고 있다"고 했다. "외모가 별로였던 친구들이 돈 들여서 예뻐진 뒤에 태어날 때부터 백설공주였던 것처럼 다니는 걸 보면 열 받아요. 수천만원이 드는 성형을 귀 뚫는 것처럼 쉽게 말하는 것도요."

해외 대학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고 올 초 귀국한 정모(25)씨는 작년에 서울 모 특급호텔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정씨는 "직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쌍꺼풀 해라' '코를 좀 높여야겠다'는 소리를 했다"며 "처음엔 충격받고 화가 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가 심해졌다"고 했다.

"외국에서는 '언어적 성희롱'으로 당장 문제될 말들이에요. 외국에 있는 호텔에 취직이 되면 좋겠지만, 국내 호텔에 취직하게 된다면 코 수술은 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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